프로그램
교회뉴스
글 내용 보기 폼
제목 생생 교구속으로-제108차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 ‘제로웨이스트 실천 나눔장터’ 현장 취재

남하린 | 2022/09/30 09:24

제108차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을 맞아 ‘제로웨이스트 실천 나눔장터’가 25일 광주원동성당일대에서 열렸다. 행사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이 이주민에게 쓰레기 분리배출 교육을 하며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작은 실천을 제시하고 있다.
프로그램명: ‘향기로운 오후, 주님과 함께
방송시간: 0927(), 오후 204222
방송제작: 편수민 PD, 진행: 남하린 아나운서
주제: 생생, 교구속으로-제108차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 ‘제로웨이스트 실천 나눔장터’ 현장 취재
 
진행자: 이주민과 함께하는 세상을 위해 천주교 광주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는 지난 25, 108차 세계이주민과 난민의 날을 맞아 광주원동성당 일대에서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는데요. 그 현장을 김소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김 기자와 이번 행사 관련해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려고 합니다. 김 기자, 직접 행사 현장을 다녀왔는데요. 당일 분위기가 어땠나요?
 
김소언 기자: 네. 제108차 세계이주민과 난민의 날을 맞아 지난 25일 광산문화예술회관 앞 광주원동성당에서 이주민들을 위한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본격적인 행사 시작에 앞서 베트남, 필리핀, 동티모르 세 나라의 이주민들이 광주이주민지원센터 센터장이신 황성호 신부님이 주례한 가운데 영어로 공동미사를 본 뒤, 광주대교구 옥현진 총대리 주교님의 인사말과 함께 개회식이 이어졌습니다. 그 현장의 소리를 제가 담아왔는데요. 함께 들어보시죠.
 
제108차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을 맞아 ‘제로웨이스트 실천 나눔장터’가 25일 광주원동성당 일대에서 열렸다. 주최 측인 광주이주민지원센터에서 센터장을 맡고 있는  황성호 신부의 모습
황성호 신부: 반갑습니다. 오늘은 제108차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입니다. 우리들만의 행사로 끝날 수 있지만, 오늘은 우리 베트남, 필리핀, 동티모르 세 공동체 친구들이 함께 미사를 하고, 미사 후에... 현재 세상이... 세계가... 기후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고 있는데, 이런 교육이나 여러 가지 체험들을 통해서 우리가 함께 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제108차 세계이주민과 난민의 날 개회식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는 광주대교구 옥현진 총대리주교
옥현진 주교: 우리 모두가 다 이주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전 세계 7억 명 정도가 이주민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형제요, 이웃임을 늘 기억하면서 살기를 바라고 오늘 행사가 하느님 뜻 안에서 기쁜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이 주인공이라고 생각합니다. 환영합니다.
 
진행자: 다양한 나라의 이주민들이 참여하면서 모두가 알 수 있도록 영어로 미사를 진행한 것 같습니다. 정말 뜻깊은 자리였지 않나 싶은데요. 전반적인 행사가 어떻게 진행됐나요?
 
김소언 기자: 네. 이번 행사는 그동안 코로나19 유행으로 몇 년 동안 연기됐다가 올해 3년 만에 열렸는데요. 오랜만에 행사가 열린 만큼 400여 명의 많은 이주민들이 찾아 오랜만에 열린 행사를 즐겼습니다. 먼저, 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열렸고요, 1부에서는 앞서 소개한 것처럼 필리핀, 베트남, 동티모르 세 나라의 이주민들과 함께 영어로 드리는 공동미사와 2부는 ‘제로웨이스트 실천 나눔장터’로 마련됐습니다. 특히 ‘제로웨이스트 실천 나눔장터’가 이주민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았는데요. 나눔장터는 이주민과 선주민이 함께 최근 급변하는 기후위기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또 쓰레기가 없는 장터로 일회용품을 일체 사용하지 않는 것에 의미를 뒀습니다. 이에 따라 장터에서는 다회용기를 사용하거나 이주민들에게 자원순환 교육을 통해 텀블러와 에코백 등을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또 현장은 열네 개의 천막 부스가 설치됐고요, 각국 이주민들의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음식 부스와 쓰레기 분리배출 등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는 체험 부스 등으로 나눠졌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듣기만 해도 많은 이주민들의 관심을 모았을 것 같습니다. 이런 행사를 준비하기까지 많은 단체들의 지원과 노력이 필요했을 것 같은데요. 행사를 준비한 분들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김소언 기자: 네. 먼저 이번 행사의 핵심은 아무래도 천주교 광주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가운데 광주이주민지원센터 센터장이신 황성호 신부님의 지휘 아래 행사가 일사분란하게 준비됐는데요. 황 신부님께서는 최근 이상기온으로 인해 많은 재난이 발생하면서 기후위기라는 말이 피부에 와 닿고 있어, 이번 행사가 우리들만의 행사로 끝나지 않고 기후위기 속에서 선주민, 이주민 나눌 것 없이 모두가 함께 대응해 나가자는 바람을 나타냈습니다. 또, 신부님께서는 이주민들의 화합과 더불어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관심을 강력하게 피력했는데요. 이번 행사 프로그램에서 가장 소개하고 싶은 것으로 ‘새로운 꽃나무를 심어주는 부스’를 꼽았습니다. 여기에서는 집에 비어있는 화분을 가지고 온 선주민과 이주민에게 환경을 위한 새 화분을 만들어줬습니다. 이 꽃나무 하나를 심는 것이 새로운 공기와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대표적인 상징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환경을 보호하고 기후위기를 탈출하기 위한 작은 시작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광주이주민지원센터 센터장 황성호 신부님의 말 들어보시죠.
 
황성호 신부: 코로나19로 인해 2년 동안 우리 교구에서 이주민과 난민의 날 행사를 하지 못했습니다. 올해 2022년이 시작되었지만 계속적으로 증가했던 코로나 확진자들로 인해 올해도 이주민과 난민의 날 행사가 어렵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확진자의 수가 줄어들어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 행사를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습니다. 예전 교구에서 행했던 이주민과 난민의 날 행사는 대부분 우리들 안에서 이루어졌고, 우리들만의 행사였습니다. 우리 지역에 살지만 이주민회관으로 미사를 참석하는 필리핀, 베트남, 동티모르 친구들과 교구에 국한된 행사였던 것입니다. 우리 지역에 함께 살고 있지만, 우리와 함께 통합되지 못하는 다른 존재로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상기온으로 인해 많은 재난의 발생으로 기후위기라는 말이 피부에 와 닿고 있습니다. 심각한 위기죠. 몇몇이 모여 위기에 대응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이주민과 난민의 행사가 우리의 행사로 끝나지 않고 현재 누구나 느끼고 있는 기후위기에 선주민과 이주민 나눌 필요 없이 모두가 함께 대응해 나가자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특히 새로운 꽃나무를 심어주는 부스에 관심이 가는데요. 집에 비어 있는 화분을 가지고 온 선주민과 이주민들에게 환경을 위한 새 화분을 만들어 줄 겁니다.
 
진행자: . 그렇군요. 이번 행사를 진행하기 위한 장소를 마련해 준 원동성당의 얘기도 들어봐야 할 듯싶은데요. 김 기자, 원동성당의 어떤 분을 만나고 왔나요?
 
김소언 기자: 네. 광주원동성당에서는 육채경 데레사 수녀님을 만나고 왔습니다. 원동성당에서도 기후 위기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요. 수녀님은 기후 변화에 대한 영상에 대해 공유하거나 환경단체들이 추진하는 석탄, 원자력 발전소 문제 등에 대한 서명 운동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수녀님의 이런 생각들은 이번 행사에 더욱 큰 의미를 더해주는데요. 행사가 열리기 이틀 전 금요일부터 성당에서 준비에 나섰다고 합니다. 현장을 함께 둘러본 데레사 수녀님은 각 부스마다 여러 가지 상품들을 마련하고 또 이주민들이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뷔페식으로 음식을 준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원동성당은 사람들이 빽빽하게 앉을 경우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300명인데 이번 행사에 400명이 넘는 이주민들이 참여해 교육관까지도 미사를 볼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육채경 데레사 수녀님의 말 들어보시죠.
 
제108차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 ‘제로웨이스트 실천 나눔장터’ 행사를 위해 광주원동성당에서 장소를 제공했다. 사진은 광주원동성당 육채경 데레사 수녀의 모습
육채경 수녀: 기후변화에 관한 영상이나 이런 것들이 올라오면 단체별로 공유해드리고 보시라고 권하거든요. 생태환경... 지금 정말 위기죠. 그래서 본당 차원에서 뭔가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많이 하거든요. 그런데 실질적으로 모임에서도 연로하신 분들이 많다 보니까 활동하기가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일단 환경단체들이 많잖아요. 그런 쪽에서 올라오는 영상물은 제가 보는 대로 단체들한테 공유하고 함께 참여해 달라고 하고 또 석탄이나 원자력 발전소 이런 문제들이 있잖아요. 새로 신설하는 그런 것들을 막기 위해서 서명 운동 정도... 그런 것은 인터넷으로 할 수 있으니까 공유해 드리고 있고요, 아이들 교리 때는 재활용품 이용해서 뭔가 만들어 본다든지 그런 정도고, 크게 하는 건 없는 것 같아요. 부끄럽지만...(웃음) 일단 금요일부터 준비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3년 만에 하는 행사여서 그동안 모임이 금지가 됐었거든요. 코로나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었는데... 교회에 활력을 주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그래서 저희도 가급적이면 편안하게 행사할 수 있도록 본당에서도 협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천주교 광주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를 비롯해 원동성당까지, 이번 제108차 세계이주민과 난민의 날을 맞아 정말 많은 곳들의 도움을 통해 마련된 자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다면 김 기자... 이 두 곳 외에 행사에 더 참여한 곳은 없었나요?
 
김소언 기자: 네. 말씀하신 것처럼 저희 교구 이주사목위원회, 광주이주민지원센터, 원동성당, 광주환경운동연합 등 많은 곳의 도움으로 이번 행사가 열리게 됐습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무’라는 다문화사회적기업이 눈에 띄었는데요. 이 기업의 양용 대표도 함께 ‘제로웨이스트 실천 나눔장터’에서 봉사활동을 함께 했습니다. 양 대표는 행사를 주관하면서 이주민들에게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들을 고민하며 환경 교육에 나섰다고 합니다. 분명 언어의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미리 각국의 언어로 교육 자료를 만들어서 이주민들에게 쓰레기 분리배출 등 환경보호를 실천하도록 했습니다. 특히, 만국 공통어인 그림을 통해 환경 교육을 진행하며 이주민들이 서로 소통하는 기회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무’ 양용 대표의 말 들어보시죠.
 
양용 대표: 이주민과 함께하는 ‘제로웨이스트 실천 나눔행사’... 그동안은 제가 이 주변에서 같이 하면서... 또 제가 제로웨이스트 활동을 하면서 이주민들한테 이건 꼭 필요하겠다... 생각했는데... 마침 세계 이주민의 날이어서 함께 행사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양쪽에 제안을 했죠. 제안을 했더니 좋다고 말씀하셨고... 가톨릭이주사목위원회 황성호 신부님도 찬성, (광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도 좋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 거예요. 그리고 저희가 이 행사를 주관하면서 이주민들한테도 항상 이런 행사들이 있었는데(좀 더 정확히 알려 줄 필요가 있을 것 같고)... 좀 더 지역사회에 봉사할 수 있고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그들이 뭔가를 할 수 있다면(할 수 있게 해 준다면) 훨씬 더 좋지 않을까... 특히 이쪽 광산구에는 이주 노동자들도 많고 이주 여성들도 많거든요. 또 최근에는 난민들도 들어오고요. 그래서 이런 부분에서 함께할 수 있는 부분들이 아주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제가 환경연합에도 SOS를 청했죠.
 
진행자: 그렇군요. 우리 이주민, 선주민, 환경단체가 모두 힘을 합쳐 만든 나눔 행사가 참 의미가 크다고 생각되는데요. ‘제로웨이스트 실천 나눔장터에 광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도 함께 참여를 했다고요?
 
김소언 기자: 네. 먼저 지속가능발전은 사회, 환경, 경제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것으로 한마디로 정의하면 ‘미래 세대가 그들의 필요를 충족할 수 있는 능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하는 발전’을 뜻하는데요. 결국 환경을 생각하면서, 지구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경제 성장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겁니다. 이번 행사에도 이것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는 단체가 있었습니다. 바로 ‘광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인데요. 이번 협회의 활동 의제는 ‘문화다양성’으로 이주민들과 함께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나타내기 위해 행사에 참여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주민분들도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전 세계적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해 각성하고 동참하려는 움직임들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광주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오진희 팀장의 말입니다.
 
제108차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을 맞아 열린 ‘제로웨이스트 실천 나눔장터’에서 광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오진희 팀장(가운데)을 비롯해 환경단체 관계자, 자원봉사자들이 재활용 분리배출을 위한 홍보 현수막을 들고 작은 실천을 호소하고 있다.
오진희 팀장: 송정동은 지금 다문화 인구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리고 이 송정동을 거점으로 다문화분들이 천주교라든지 이주민지원센터라든지 광산구 가족센터 등을 방문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은데요. 최근에 다문화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지만 우리 사회가 그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얼마나 되어 있는가... 이런 부분들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요. 저희 협의회에서는 이제 5년 단위로 광주가 같이 시민들과 함께 실천해야 되는 의제들을 선정해서 5년 동안 실천해 가는데, 올해부터 앞으로 5년 동안 문화다양성 의제가 들어와 있어요. 그 안에 다문화 의제가 들어와 있는데... 이제 이 송정동을... 마을을 거점으로 해서 다문화 의제를 풀어가려고, 올해 이것을 시작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가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각성하고 동참하려는 움직임들을 보이고 있는데요.
 
'제로웨이스트 실천 나눔장터'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이 이주민들에게 쓰레기 분리배출 교육을 하고 있다.
이주민분들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동참해서 생활 속에서 제로웨이스트 실천이라든지 자원순환 활동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함께했으면 좋겠는데... (이렇게 함에 있어)제도적인 정책의 미비함이 있어요. 왜냐하면 그들의 언어로 번역되지 않고 그들의 언어로 소통하지 않기 때문에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거든요. 그래서 이번 기회를 통해서 이렇게 구성된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이주민들이 생활 속에서 이런 부분들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진행자: 단순한 환경보호가 아니라 이주민들에게 기후위기 심각성에 대한 메시지까지... 이번 행사는 단순히 이주민의 날을 기념하는 것을 뛰어넘어서, 이주민과 함께 환경을 생각하는 뜻깊은 자리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행사 현장에서 봉사를 해 준 분들에 관한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은데요?
 
김소언 기자: 네. 이주민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지원하기 위해 많은 봉사자분들이 모였는데요. 나이, 성별 등에 관계없이 다양한 연령대의 자원봉사자분들이 우리 이주민분들과 함께 이번 축제를 즐겼습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인기 있던 곳이 아무래도 각국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음식 부스였는데요. 자원봉사자 분들은 이 부스에서 이주민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며 따뜻한 말 한마디를 전했습니다. 음식을 받기 위해 이주민들로 길게 늘어진 줄과 쉴 틈 없이 음식을 나눠주는 자원봉사자들로 현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모든 자원봉사자들은 봉사를 할 수 있다는 그 자체에 기쁨을 보였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자원봉사자들의 말입니다.
 
안경남: 저는 지금 한국 음식의 김밥을 담당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사실 이렇게 지금 오시는 분들이 우리 자국민들, 그리고 이주민들 다 같이 하고 있는데... 음식으로 어우러지니까(함께할 수 있으니까)... 굳이 우리가 함께 사는 세상이다...라고 말하지 않아도 음식이나 사람이 화합된 자체로 그 말(우리가 함께 사는 세상이다)을 의미하는 것 같아서 정말 신나요. 사실 환경에 대한 이야기는 늘 관심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No, 플라스틱’이라는 의미로(행사를 하는데...) 사실 행사 끝나고 나면 일회용품 같은 것들이 너무 많아서 그랬는데(무색했거든요)... (이번 행사는)어떻게 진행을 할까 궁금했었는데, 참여하는 사람이나 진행하는 주최 측이 너무나 손발이 잘 맞아서 사실 환경을 지키는 것도 먼저 마음이 소통이 된 다음에 그게 가능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약간은 불편할 수 있지만, 이런 취지에 동의하는 마음들이 너무나 감사하고 즐거워요. 사실 요즘 이주민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는 것 같아요. 그냥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 나라의 음식을 통해서 그 나라에 익숙해져 가는... 그래서 ‘문화의 차이’라고 하는 것이 ‘나라의 차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정지훈: 저는 사람들한테 음식을 나눠주고(소개해 주는)... 특히 러시아 음식 리뽀시카를 소개해주는 그런 역할을 하고 있어요. 세계가 하나될 수 있고... 모두 손에 손을 잡고 가는 그런 글로벌 양상을 보여줄 수 있다고(보이며 함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모두가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한 소중한 자리였던 것 같은데요. 이번 행사가 이주민과 난민을 위해 마련된 시간이잖아요? 행사의 주인공들인 이주민·난민들의 반응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김소언 기자: 네. 현장에서 만난 모든 분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시질 않았는데요. 오랜만에 열린 큰 행사라 그런지 모두들 얼굴 표정에 설렘이 가득했습니다. 특히, 이런 자리가 마련되어서 광주에 살고 있는 다양한 이주민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광주에 이렇게 많은 이주민분들이 살고 계신지는 몰랐습니다. (이날)이분들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이주생활의 어려움에도 공감하면서 함께 연대의 분위기를 만들어 나갔습니다. 또, 이주민분들은 이번 행사에 큰 만족감을 나타내면서 이주민의 날을 기념하는 날 뿐만 아니라 언제든 이주민과 선주민이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이주민들의 말입니다.
 
'제로웨이스트 실천 나눔장터'에 참여한 자원봉사자가 베트남 반미를 이주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김안(베트남): 오늘 행사에서 다양한 음식이 많이 있어서(많아서) 체험을 하고 있어서 너무 즐겁고 앞에서는(앞으로는) 이런 행사들이 많이 조직하면 좋겠어요(있었으면 좋겠어요). 우리 베트남 음식 제일 맛있어요.
 
안쩜(베트남): 일요일마다 성당 가면 제일(정말) 좋아요. 맛있는 음식 많이 먹었어요(먹을 수 있어서요). 감사합니다.
 
'제로웨이스트 실천 나눔장터'에 참여한 자원봉사자가 필리핀 반짓을 이주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마리아(필리핀): 여러 가지 친구들을 만나잖아요(여러 친구들을 만날 수 있잖아요). 서로가 다른 나라도 필리핀 동티모르, 베트남 그런 거 서로 만나니까 좋아요(서로 다른 나라지만 함께 모일 수 있어 좋아요). 코로나 때문에 다 못 만나잖아요. 친구들. 지금 약간 좀 그러니까(시기가 그러니까) 집에서 만나서 한국 불백(불고기 백반), 잡채 그다음에 빵이요 빵. 먹는 빵. 나는 고기 좋아요. 있잖아요. 얼른 코로나 없어서 좋겠어요(얼른 코로나가 종식되어서 집에서 맛있는 한국 음식을 같이 해 먹고 싶어요). 지금은 일도 못 하고 놀러도 못 하고(가고) 코로나 때문에 친구들도 못 가고(만나고) 그런 거 좀 좋겠어요(코로나가 빨리 종식되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진행자: 한국말이 서툴긴 해도 행사를 즐기는 마음이 스튜디오 안까지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끝으로 우리 지역 주민들이 이번 행사를 통해서 생각해 봤으면 하는 것들이 있다면 정리를 해 주시죠.
 
김소언 기자: 네. 이번 행사의 총 책임을 맡은 황성호 신부님께서는 1부 행사인 영어로 드리는 공동미사에서도 이주민과 선주민으로 나누지 말 것을 당부했는데요. 아마 이 행사의 의미는 지구라는 하나의 공동체에 모두가 함께하고 있다는 것, 그러면서 이타심과 공유의 정신을 이해하는 것에 의미를 더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황성호 신부님의 말입니다.
 
황성호 신부: 선주민, 이주민이라고 나누고 싶지 않습니다. 지구라는 하나의 공동체에 함께 우리 모두가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번 제108차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에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이주민과 난민과 함께 우리 미래 건설하기’를 주제로 담화문을 발표하셨습니다. 선주민이나 이주민이나...라는 구분과 분리는 이제 의미가 없습니다. 불필요한 논쟁만 낳을 뿐이니까요. 그러나 모두가 함께 공존한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고 특권의식과 선민의식은 서로를 차별할 뿐 아니라 서로를 고통스럽게 할 것이며 급기야 서로를 폭력으로 대하며 파괴할 뿐입니다. 그래서 이번 제108차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 행사로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제로웨이스트 실천 나눔 장터’를 하게 된 것입니다. 이기심과 독점이 아니라 이타심과 공유의 정신이 곧 교황님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주셨던 「찬미받으소서」(Laudato Si')의 주된 목적이기도 합니다.
 
제108차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을 맞아 ‘제로웨이스트 실천 나눔장터’가 25일 광주원동성당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행사에 참여한 이주민들이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작을 실천을 다짐하며 봉사자들로부터 접시 한가득 음식을 받아 들고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진행자: 108차 세계이주민과 난민의 날을 맞아 열린 제로웨이스트 실천 나눔장터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는데요. 이야기만 들어도 기후위기 대응뿐만 아니라 우리 이주민분들과 얼마나 화합의 장이 됐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제 지하철, 버스 등 어디서든 외국인들을 쉽게 볼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이주민들은 배척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야 할 우리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점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지구촌 이웃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사회가 이주민을 차별하거나 구별 짓지 않도록 따뜻한 시선과 동행이 필요해 보입니다. 김소언 기자, 수고했습니다.
 
김소언 기자: , 고맙습니다.


<저작권자(c)광주가톨릭평화방송,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작성일 : 2022-09-29 06:33:26     최종수정일 : 2022-09-30 09:24:09

목록
이전글
다음글
 

Top이동